2020/12/02 07:37

관계에 지치다 blablabla



모르겠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사람만나기 좋아하고, 어딜가서나 곧잘 어울리고 분위기에 동화되었던 내가..

불편해 보이는 자리는 피하게 되고, 편한 사람들만 찾고 보고 또 보게되는 일이 생길 줄이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은 제외다.. 일은 일이니까.. )

아 참고로 난 영업관련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난 개발자다.. -_-


모르는 회사 사람도 같이 회사 지붕 아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어울릴 수 있었고, 새로온 경력직원은 나와 같은 불편함과 어색함을 겪지 않게 해준다는 명목하게 정말 빤질나게 챙겨줬었다. 신입은 아무것도 모를꺼라 정의. 무조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봤다.. 

윗 사람이 술자리에 데려가는 일이 종종 있었고, (물론 동석자는 모르는 윗분들의 자리..) 거기 가서도 곧잘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 냈었다.. 

다니는 교회에서 리더라는 이름으로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도 웃으면서 대화하고 교제가 가능했고, 종종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전도라는 것을 하기도 했다.. 


이랬던 난데,,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어색함을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약간의 뒷조사가 되면 금상첨화고 아니라고 하면 자리에서 임기웅변식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가십거리를 좀 알고 있으면 좋고, 아니면 같이 보는 사람이 타깃이 되어 약간의 뒷담화를 통해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본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빨리 취기가 올라와주면 생각보다 일이 수월해진다.. 

어찌됐든 막바지에는 형/동생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에 꼭 다시만나기를 기원하는 사이 정도는 만들어 낼수 있었다.


이랬던 난데.. 


요즘엔 잘 모르는 사람 만나기가 싫다.. 아니 정확하게는 귀찮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다.

귀찮다. 그냥.. 

만날때마다 저런 노력을 했으니 이제 귀찮을만도 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그런것도 있다.. 

내가 언제까지 저렇게 노력해가면서 살아갈 수 있을꺼란 말인가.. ( 오늘도 일이 이렇게나 많아 집에 못가고 있으면서.. )


근데 또 생각해보면, 내가 저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도 답이 있는거 같다. 

왜 저렇게 새로운 관계에 매달렸을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한없이 친절하고, 스마트해 보이고, 센스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얼굴은 못생겼어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그래서 좋은 피드백이 오면 뿌듯했다.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몇해를 보내고 나니,, 적당히 알고 지내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아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계는 거기서 끝.. 

모래성이 쉽게 무너지는 것과 같이, 쉽게 맺어진 관계는 쉽게 끊어지는 법. (어른들 이야기는 틀린게 없다. 씁..)

열에 일곱/여덟은 다시 만나면 관계가 50%이상 초기화 된 상태다. 다시 위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또, 열에 한/둘은 아예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그중에 한.. 0.5정도는 살아남을까.... 

그것도 어디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것도 어디냐.. 이넓은 땅덩어리에 몇천만 인구가 있는 이 나라에 열에 쩜오를 건진다는게.. 


근데, 그것도.. 이제는 슬슬 관리가 안된다. 

명절이 다가오면 꼬박꼬박 연락을 돌렸다. 생일 알람이 보이면 톡이라도 하나 날리고, 좀 친하다 싶으면 케익 교환권이라도 보냈다.. 무슨일이 있으면 연락해서 최소한 톡이나 통화라도 하고, 아니면 만났다. 나의 일도 내 일이고 그들의 일도 내 일이었다. 근데.. 이게 이젠 되질 않는다.. 

뭐 나도 많이 못 받아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왜 나만 먼저 챙겨야 하지? 나도 먼저 받아보면 안되나.. 

그래서 뜸해졌을까.. 음.. 그런것 같기도... (관심받고 싶어요~~~ ;;)

먼저 연락하기가 귀찮다. 하지만 또 오는 연락은 절대 막지 않았는데. 이젠 슬슬 오는 연락도 귀찮아진다. 

전화오면, 뭐라고 이야기 하지, 또 뻔한 이야기 하겠지.. 만나자고 하려나, 진짜 만나야하나? 만나면 뭐하지.. ㅋㅋ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외아들로 정말 모든 사람의 관심을 다 받아보고 싶었는데.. 이런 때가 오다니.. 

머 얼굴이 받쳐주질 못하니, 가만 있으면 사람이 모이질 않았고 그래서 더욱 노력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젠 이것도 끝인가... 


이게 관계에 지쳤다는 건가.. 

39이 되니 깨닫는건가,, 이제 평균에 수렴해 가고 있는건가,, 이래야만 되는건가, 돌이킬 수 없을까.. 


흠,,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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